2011-12-05 19:43:36 , 12288 조회
written by 여형구
한해의 끝에서
여 형 구 (사도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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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가 자리를 뜨려고 합니다. 매순간 시간과 이별하고 있지만, 한해의 12월을 보내는 감회는 다르게 느껴집니다.
한해를 보내면서 로버트 번즈(1759-96)의 시들 가운데‘올드 랭 사인’을 음미해 볼까합니다. 번즈의 시는 스코틀랜드의 향토적인 서정성과 어울리면서 강한 호소력을 갖고 있습니다.
스코트랜드어인
곡조의 앞 구절은 우리에게 익숙합니다. “이별의 노래: 오랫동안 사귀였던 정든 내 친구여! 작별이란 웬 말인가 가야만 하는가. 어디 간들 잊으리오. 두터운 우리 우정 다시 만날 그날 위해 노래를 부르자~~(이하 생략)”이것은 제목과 내용이 약간 의역된 것으로 원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아주 오래 전부터
로버트 번즈
오랜 친구들을 잊을 수 있을까
다시 생각나지 않을 수 있나
오랜 친구들을 잊을 수 있을까
함께 지낸 지난날을 잊을 수 있을까
오래 함께한 내 친구여
지난날을 생각하세
아직은 남아 있는 우정의 잔을 들고
지난날을 생각하세
우리는 언덕을 뛰어다녔지
그리고 예쁜 데이지 꽃을 뽑았었지
우리는 발이 피곤하도록 돌아 다녔지
(중 략)
여기 나의 손이 있네. 나의 진정한 친구여
이제는 그대의 손을 우리에게 내밀게
우정의 맥주잔을 들고
지난 시절을 생각하세
(이 하 생 략)
처음에는 친구나 가족들을 만났다가 헤어질 때 부르던 것이 오늘날에는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을 때도 부르고 있습니다. 영국 런던에서는 12월31일 밤 국회의사당의 빅벤 시계가 자정을 가리키면 트래펄가 광장과 세인트폴 성당 앞에 모인 군중들은 서로 악수를 나누고 이 노래를 합창합니다. 같은 날 미국의 뉴욕 타임스 광장에서도 비슷한 광경이 펼쳐집니다.
새해에 대한 새로운 꿈과 희망을 가져봅니다. 그래도 세상은 살만한 곳이 아닐까요.
끝으로‘사랑’이 메마른 현실에서 속절없이 보내기에는 남은 시간이 너무 짧다는 메시지를 담은 이해인 수녀님의 <</SPAN>올드 랭 사인; 송년의 시> 를 소개합니다.
송년의 시
하늘에서 별똥별 한 개 떨어지듯
나뭇잎에 바람 한번 스치듯
빨리 왔던 시간들은 빨리도 지나가지요?
나이 들수록 시간들은 더 빨리 간다고
내게 말했던 벗이여
어서 잊을 건 잊고
용서할 건 용서하며
그리운 이들을 만나야겠어요.
목숨까지 떨어지기 전
미루지 않고 사랑하는 일
그것만이 중요하다고 내게 말했던 벗이여
눈길은 고요하게
마음은 따뜻하게
아름다운 삶을
오늘이 마지막인 듯이 충실히 살다보면
첫 새벽의 기쁨이 새해에도
우리 길을 밝혀 주겠지요.
-끝-